이삽코리아/한국우리사주협회

국민연금 '1500억 SRI펀드' 투자대상은?
대한민국 ‘최대’ 그리고 ‘대표’연금인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SRI)에 나서면서, SRI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2일 이번에 신설된 SRI펀드 부문을 담당할 운용사로 농협CA투신운용, SH자산운용, 코스모투자자문 등 3개로 확정됐다. 이들 운용사는 국민연금으로부터 각각 500억원씩을 받아 위탁운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SRI펀드의 규모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에 나서면서 다른 연기금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질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연기금은 단순한 수익률 뿐 아니라 사회에 기여한다는 명분도 중요한다”며 “사회책임투자는 수익과 명분 두가지를 충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SRI펀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것도 SRI펀드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SRI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보다 연 7%포인트 이상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SRI펀드는 지속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5∼10년 후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그래서, 금융선진국에서는 사회책임투자는 보편화된 투자 방법이다. 이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3000조원의 자금이 투자시 기업의 사회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여 투자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SRI펀드가 전체 펀드 운용액의 12.8% 수준인 2200조원 정도에 이를 정도다.

한편, 이번에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로 배정한 1500억원은 어떤 기업에 투자될까? 우선, SRI펀드의 기본적인 투자고려요소인 ESG(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종목이 투자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각 운용사별로 투자 대상종목에 대한 기준은 조금씩 다르다.

국내 최초의 SRI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SH자산운용은 앞으로 중소형SRI기업을 적극발굴할 계획이다.
김성기 SH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현재 70~80개 종목이 사회책임투자 투자대상”이라며 “앞으로 20~30개 종목을 더 발굴해 SRI펀드 투자대상으로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도 사회책임투자 종목을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는 NHN 한 종목만 SRI 투자 대상이지만 이를 늘릴 계획”이라며 “재무적인 내용 뿐만아니라 환경,사회,경제사회적으로 좋은 코스닥기업을 찾는데 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CA투신운용은 합작사의 SRI투자 비법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박창석 농협CA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농협CA자산운용의 합작사인 크레디 아그리콜(CA)은 자회사 중에 SRI전문 자산운용사 i.de.am을 갖고 있을 만큼 전문적이며 농협CA는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펀드를 운용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농협CA는 크레디 아그리콜과 SRI전문운용사인 i.de.am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아 수치화 시키는 프로세스와 재무적 데이타를 결합한 내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문사로 SRI투자 배정은 받은 코스모투자자문은 ‘종업원 복지 투자많고 환경보호 앞장서는 기업’위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포지티브 스크리닝 시스템(Positive Screening System)을 통해 SRI펀드에 적합한 기업을 고르겠다”고 말했다. 포지티크 스크리닝 시스템이란 종업원 복지에 신경쓰로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을 말한다. 이와 반대로 네가티브 스크리닝 시스템은 인류,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기업- 예를 들어 오염물질을 방출하거나 담배ㆍ주류 등을 제조하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제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