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삽코리아/한국우리사주협회

한푼이 아쉬운 기업들 `자사주 활용하자`
경기침체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보유중인 자사주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한푼의 현금이 아쉬운 기업 입장에선 그동안 보유해왔던 자사주를 팔아 자본확충 등 재무건전성 개선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모습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송원산업(004430)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76만9647주(지분율 7.4%) 전량을 이날 오전 장시작적 시간외 대량매매 방법으로 처분했다.

자사주 처분가격은 전일 종가보다 5% 할인된 주당 4560원으로 총 80억원 가량이다. 송원산업은 자사주를 팔아 확보한 현금을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건전성 개선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송원산업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을 확보한 현금을 당장 사용할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 운영자금이 필요할 경우 차입을 하지 않고 자사주 매각대금을 활용할 수 있어 재무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스일렉트로닉스(038690)도 주식유동성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자사주 50만주를 처분키로 했다. 처분예정금액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인 지난 12일 주당 205원으로 계산하면 총 1억250만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말 기준으로 재무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아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매각해 재무구조를 조금이나마 개선키로 했다"고 말했다.

자사주를 시장에 팔면 자칫 수급측면에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시장이 아닌 직원 등 장외에서 특정인에게 매각하는 기업도 있다. 이밖에도 다른 기업에 대한 투자시 현금대신 자사주 맞교환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신기계(011700)공업은 자산 효율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자사주 111만9070주를 우리사주조합 등에게 매각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신기계의 자사주 보유지분은 기존 13.29%에서 9.38%로 낮아졌다.

디지탈온넷(060240)는 보유중인 자사주를 타법인 출자를 위한 대금지급으로 사용했다. 디지탈온넷은 지난달 JYP엔터테인먼트 지분 5.62%(13만4000주)를 인수하는 대신 자사주 23만9285주(1.46%)를 넘겼다.

강수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기업 입장에선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시장에 물량이 풀리면 수급측면에선 부정적일 수 있고, 해당 기업이 정말로 자금유동성이 어려워서 자사주를 매각하는 것이라면 주가에는 악재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그러나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유동성이 부족한 기업의 경우 자사주를 시장에 매각하는 것이 수급측면에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