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우리사주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 STX그룹 우리사주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 회사가 힘든 시절 자의반 타의반으로 우리사주를 받았던 STX그룹 직원들의 입이 귀에 걸렸다.
최근 STX그룹 주가가 급등하면서 우리사주가 1~2년새 대박을 터뜨렸고, 직원들은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며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TX조선은 2005년 10월과 작년 11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각각 주당 7천555원, 9천400원에 우리사주를 배정했다.
당시만 해도 회사측이 우리사주 청약을 돕기 위해 직원들에게 2천만원 가량의 대출을 주선하는 등 우리사주 인기는 높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의 직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우리사주를 받았던 것.
그러나 STX조선 주가는 올 들어 급등세를 나타내며 지난 5일에는 4만9천400원으로 마감,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1~2년만에 5~6배의 평가차익을 올리게 됐다.
개인당 최대 청약 가능 주식수가 2005년 1천820주, 작년 1천400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개인당 1억4천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2005년 11월 배정했던 우리사주는 올해 주가가 상승하면서 상당 부분 매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도 가지고 있는 직원이 많아 억대의 평가차익이 직원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사정은 STX와 STX엔진도 마찬가지다.
STX는 2005년 8월 주당 1만310원에 우리사주를 배정했고, STX엔진은 같은해 11월 1만2천300원에 우리사주를 직원들에게 줬다.
지난 5일 STX와 STX엔진 종가는 5만3천900원, 5만4천600원. 5배 가량으로 평가액이 늘어났다.
STX와 STX엔진은 지난 1일에는 각각 6만1천500원, 6만2천2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해 만약 당일 지분을 매각했다면 직원들의 차익은 더욱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STX그룹 관계자는 "회사가 급성장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시절, 부담을 떠안고 받았던 우리사주가 결국은 직원들에게 대박이 됐다"며 "몇 억씩 벌었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리고 회사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올 들어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사실 조심스런 부분이 있다"며 "그룹사 가운데 비상장사 직원들의 눈치도 있어 마음껏 드러내놓고 좋아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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