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삽코리아/한국우리사주협회

<10兆 공모주 시장…연말 열기 `후끈'>
12월 5천억 안팎 기업공개…올해 10조5천억 이를 듯
두산엔진ㆍHCN 등 10개사 내달중 줄줄이 공모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 북한 도발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맥을 못추고 있지만 공모주(株) 시장에서는 연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올 10~11월에는 코스닥 중소형주 중심으로 공모 규모가 3천500억원대에 그쳤지만, 연말을 앞두고 굵직굵직한 코스피 종목들이 숨가쁜 상장 일정에 돌입하면서 12월에만 5천억원 안팎에서 공모가 진행된다.

   당장 이번달까지 이뤄진 기업공개(IPO) 규모가 약 9조9천억원으로, 연간으로는 10조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유가증권시장 5개사, 코스닥시장 5개사 등 최소 10개사가 공모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액을 기준으로 공모액은 최소 4천391억원, 최대 5천172억원이다. 최근 공모주들이 대부분 희망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것을 감안하면 5천억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가장 주목받는 종목은 두산엔진과 HCN이다.

   두산그룹 계열 선박엔진 업체인 두산엔진은 지난주 상장 적격 판정을 받았고 이번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내달 중순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1천564억~1천869억원 규모로 공모청약을 받는다.

   두산엔진은 일부 공모자금을 활용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1천675%(부채/자기자본)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이 지분의 53%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인 HCN은 836억~990억원 규모로 공모에 나선다. 내달 14~15일 이틀간 청약을 받는다. 현대홈쇼핑과 특수관계인이 5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발전 설비·운전 전문업체인 한전산업개발(587억~717억원, 8~9일), 114전화번호 안내로 유명한 케이티스(167억~215억원, 8~9일), 대성그룹 계열 대구도시가스(330억~405억원, 15~16일)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절차를 밟는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지난 25일 5개사가 무더기로 예심을 통과하면서 연말 공모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 5개사를 제외하더라도 IBKS스마트SME 기업인수목적, 티에스이, 액트, 인텍플러스, 대정화금 등 5개사가 전체 약 1천억원 규모로 12월 중 공모를 진행한다.

   한국거래소 신홍희 상장총괄팀장은 "내년으로 일정이 넘어가면 재무제표를 최근연도 기준으로 새로 준비해야 하는 등 상장 자체가 늦어질 수 있어 연말까지 공모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공모액은 9조8천716억원에 달한다.

   12월 공모 물량을 감안하면 연간 10조원을 가뿐히 넘는 셈이다. 연간 IPO가 10조원을 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하지 않은 명목금액이어서 단순 비교에는 무리가 있지만 종전 최대치는 1999년 3조8천억원대였다. 지난해 공모액은 3조3천836억원에 그쳤다.

   기본적으로 삼성생명(4조8천881억원), 대한생명(1조7천805억원) 등 초대형주들이 상장한 요인이 크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올해 공모시장이 크게 활발했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 조광재 IPO팀장은 "시중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다 보니 공모주 투자수요 창출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기업들도 과감하게 공모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에는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과 유진그룹의 하이마트,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위아 등이 곧바로 공모에 나서면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지난주 골프존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에 대해 '속개' 결정을 내렸다. 사업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신규 업종인데다 코스닥종목 중에서는 공모규모가 워낙 커 내달 한차례 더 심사를 한다는 게 거래소측 설명이다. 공모 예정금액은 1천600억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