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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캠코에 소송낸 진짜 이유는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라면 M&A 실패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작년 M&A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한화와 동국제강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화는 지난해 대우조선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산업은행에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총 인수대금 예상액의 5% 수준인 3150억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하면서 인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한화는 막대한 이행보증금 반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국제강의 역시 쌍용건설 인수를 시도하다가 포기했고 이행보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 기업 경영자 M&A 실패 책임져야… 두 기업의 M&A 실패 원인에 대해 글로벌 경기위기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호의적인 시선과, 무조건적인 가격 경쟁이 불러온 결과물로 경영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으로 각각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결과론적으로 볼 때 한화와 동국제강 모두 경영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한다. 국내 투자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향후 시장 상황 등을 예측하지 못한 것과 능력도 안 되면서 공격적인 베팅을 했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M&A 실패로 인해 정작 기업 운영의 묘미를 살려야 할 때 발목이 잡혀 있다는 것은 한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로서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주주들은 경영자 문제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하다. M&A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곳은 어느 한 곳도 없다. 외국의 경우 M&A를 시도하다가 실패했을 때 주주들은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배임소송 등을 통해 실패의 책임을 추궁하고 경영자를 교체하기까지 한다. “이행보증금 반환 어렵다” 중론 M&A 포기로 인해 발생하는 이행보증금 문제는 당장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미 법원에 캠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며 한화도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A 전문가들은 소송에서 이들이 이길 확률은 극히 낮다고 말하며 변호사 비용이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그만큼 이기기 힘든 싸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제기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기업의 최고경영자의 배임 문제가 거론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동국제강의 경우 쌍용건설 인수 포기로 인해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M&A 총괄 책임자인 장세욱 부사장의 책임 문제와 함께 동국제강 최고경영자인 장세주 회장의 배임 문제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경영진은 쌍용건설 인수 포기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국내 건설경기마저 추락한 것은 천재지변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캠코에 이행보증금 반환소송 제기 소장에도 이 같은 이유가 포함되어 있다. 동국제강 “터무니없다” 일축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캠코에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진짜 이유는 경영권의 배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심지어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사장을 직접 거론하며 형제 간 유산 분배를 목적으로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하다가 실패하자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을 염려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장세주 회장의 배임 문제가 더 이상 주주들의 입에서 오르내리지 않도록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이라는 방어막을 친 것으로 “의도적 소송”이라는 것이 이번 소송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특히 장세주 회장이 배임혐의로 한 차례 기소된 바 있어 배임소송과 관련해서는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로 장 회장은 지난 2004년 검찰에 회삿돈을 담보로 개인자금을 대출받은 혐의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특별 사면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동국제강 측에서는 “터무니없는 소문이며 오해다. 회사가 살려면 쌍용건설 인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쌍용건설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주가가 폭락을 거듭했고 실물경기 전망이 최저점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뒤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낸 것은 주식매각협의회에 쌍용건설 인수를 최소 1년간 유예시키는 조건부 안을 제출했지만 캠코가 의무 불이행 등 사유로 우선협상 지위권을일방적으로 해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무리한 베팅이 낳은 결과물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본입찰 당시 제안한 주당 가격은 3만1000원으로 총 인수금액은 4620억원. 경쟁사보다 최소 7000원 가량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 이처럼 터무니없이 높게 써낸 것에 대해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은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 시도가 형제 간 유산상속을 위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소 무리한 베팅은 의혹에 의혹을 낳았다. 심지어 항간에는 장세욱 부사장이 가지고 있는 그룹 지분(약 10.2%)을 정리한다고 하면 자칫 경영권을 잃을 수 있지만 쌍용건설을 인수한 뒤 이를 물려준다면 회삿돈으로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소문까지 떠돌았다. 인수전을 지켜본 바 있는 쌍용건설 한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인수를 위해 제시한 주당 3만1000원의 금액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인 EBITDA를 기준으로 놓고 볼 때 어처구니없는 금액이다”면서 “이처럼 터무니없는 가격을 써낸 것을 봤을 때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가져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수 포기로 인해 배임 문제가 불거질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인수를 포기한 진짜 목적이 무엇인자 장 회장에게 묻고 싶을 정도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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