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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열풍’에 개미들 속만 탔다
#. 회사원 김정균씨(35)는 최근 밤잠을 설친다. 연일 기승을 부리는 열대야 때문이 아니다. 지난 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글루시큐리티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것이 원인이다. 이 회사는 상장 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공모가보다 벌써 30%나 넘게 손실이 났다. 이같은 피해는 A씨뿐만 아니다. 기업공개(IPO)주에 투자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뛰어들었던 A씨와 같은 하소연이 증권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자금조달 기능을 하는 신규상장기업의 공모가 거품이 심해지고 있다. 신규상장주들은 공모주 청약에서 수백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장 후 투자수익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상장만 하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폐지된 시장조성의무제의 재도입이나 공모가 산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 상장한 장외기업은 총 42개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가운데 공모가 이하로 추락한 종목은 29개사나 된다. 올해 상장된 기업 가운데 70%가량이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본지 7월 20일자 25면 참조)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13개사지만 그나마 올해 새롭게 상장된 일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하 스팩) 6개사를 제외하면 단 7개사만이 공모가를 상회하고 있을 뿐이다. 상장 뒤 높게 형성됐던 시초가를 밑도는 종목도 부지기수다. 42개 가운데 37개사 주가가 현재 시초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우리넷 및 에이치디시에스, 모베이스, 에스이티아이, 인포바인, 디지탈아리아, 뉴프라이드, 모바일리더, 투비소프트 등은 주가가 시초가 대비 반토막났다. 이같은 증시 상장 새내기주의 하락세는 거품 낀 공모가 산정과 점차 늘어가는 편법 장외거래의 합작품이라는 게 국내 증권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사 주관사 경쟁→기업 입김→공모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장외시장 관련 사이트 내에서 성행하고 있는 편법 공모주 매매도 공모가 상승 및 청약 과열현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가치연구원 김수현 대표는 "IPO 종목들의 주가가 상장 후 급락하는 것은 지금의 자금조달기능이 잘못 운용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주관사와 상장 예정기업간 협의를 통해 결정됐던 공모가격 책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편 기관투자가들이 공모에 참여했던 기업의 주식을 곧바로 되파는 관행을 억제하는 법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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